개강 시점에서의 근황보고 하루하루


0. 복학 후 3번째 학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졸업은 까마득..) 그닥 나쁜 학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학기 때 같이 다녔던 과 동기들 중에 가장 학점이 안 좋았던 관계로 이번 학기는 학교 공부가 무조건 최우선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대학생활이라는 것이 꼭 공부만 하면서 보낼 수 없다보니...)


1. 수요일 밤 매냐 강북 지역 소모인 북부회에 참가하던 중 발목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발목 내외측 인대 부분 파열로 치료 기간은 4주 정도, 운동 재개는 11월 이후에 가능하다고 하네요. 3일 동안 꾸준히 물리치료 받고 얼음 찜질 해줘서 붓기는 많이 가라 앉았는데 여전히 발목 안쪽은 탱탱하게 부어 있습니다. 그리고 발뒤꿈치를 중심으로 발목 양쪽에 피멍이 올라오고 있네요. 직접 보면 꽤나 아파보입니다. ;ㅅ;


2. 목발 신세는 면했지만 기동력이 급감한데다 걸을 때 약간의 통증이 있어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던 스쿠터 구입을 반년 가량 앞당겼습니다. 기종은 GMK사의 EV 스페셜 2008년형. 중국제는 정말 피하고 싶었지만 "그럼 택트로 하든가"라는 부모님 말씀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래도 중고가 아니라 새차라 그런지 잘 나가긴 하더군요.


3. 협회 지원이 끊긴 후 눈에 띄게 얇아진 점프볼을 보고 있노라니 참 기분이 짠-합니다. 요새 기사도 안 쓰면서 매달 잡지만 꼬박꼬박 받아보고 있는데, 기사를 쓰든지 잡지를 사서 보든지 확실하게 선택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4. 루비오도 안 오고 09-10 시즌은 무슨 재미로 NBA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오리온스랑 KCC 경기나 볼까봐요.



p.s

가장 중요한 말인데 깜빡 잊고 안 적었었네요.

줌코비4 발표할 때 로우컷이지만 부상 걱정 하지 말라던 코비의 말은 역시나 뻥이었습니다. 넘어지면서 제 체중이 고스란히 발목에 실릴 때 코비4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거든요. 덕분에 부상 회복하면 아주 발목 지지 튼튼한 농구화를 사든가 매번 뛸 때 마다 철저하게 테이핑을 하든가 해야겠습니다. -_-^


김남기의 무한도전 - 소신인가 독선인가 ┗ 한국농구


김남기는 자기 색깔이 뚜렷한 지도자다. 연대 재임시절에도 그랬고 대표팀 전임 감독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언제나 '대세'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농구철학을 소신있게 밀어붙여왔다. 많은 농구팬들이 그의 대표팀 중도하차를 아쉽게 생각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농구계 안팍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대표팀을 개혁할 수 있을만한 인물로는 김남기가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뭐, 아무리 아쉬워해봤자 버스는 이미 떠났고 대신 우리는 '김남기식 농구'를 프로무대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이면계약 파동으로 막장쇼의 진수를 선보인 오리온스를 지켜봐야 할 단 하나의 이유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오리온스 부임 과정에서부터 일부 팬들에게 대표팀 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돈을 선택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던 김남기 감독은 외국인 드래프트에서도 예상외의 지명으로 다시 한 번 논란을 일으켰다. 많은 아마농구 지도자들이 프로 데뷔 직후 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안정보다는 변화, 개혁을 시도하는데, 김남기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 선발과정에서부터 기존 KBL의 성공방정식 대신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인 허버트 힐을 선발한 것이다.

물론 불꽃앤써님을 비롯한 76ers 팬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허버트 힐은 불과 2시즌 전 까지만 해도 NBA 리거였던 선수로 대학시절엔 BE 컨퍼런스에서도 제법 주가가 높았던 선수였다. 드래프트 직후 대학농구 광팬인 한 지인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허버트 힐이나 션 윌리엄스나 도찐개찐이었다며 잘 키우면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인해 재활만 하다 결국 NBA에서 퇴출당했지만 기본적으로 재능있는 선수였다는 이야기이고, KBL 트라이아웃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김남기 감독의 마음을 흔들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오리온스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리기도 전에 김승현의 이면계약 파동이라는 엄청난 홍역을 치른 상황이었지만 본 포스트의 주제와는 상관없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그 대신 이 문제로 인해 가려진 몇몇 선수영입에 집중하고자 한다. 외국인선수 선발에 앞서 이루어졌던 FA영입과 두 건의 트레이드야말로 김남기 감독이 던진 승부수였기 때문이다.

오리온스 부임 이후 김감독의 레이더에 포착된 첫 번째 선수는 바로 FA로 풀린 정훈이었다. 정훈은 3년간 연봉 71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영입이 확정된 후 김남기 감독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알게만 된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정훈을 평가했다. 어느새 서른줄에 접어들어 더이상 발전을 논하기엔 어려운 나이가 됐지만 김감독은 여전히 정훈이 좋은 선수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곧이어 오리온스와 세이커스 간의 2대2 트레이드가 이루어졌는데, 오리온스는 이현준과 백인선을 보냈고 LG에서 석명준과 박광재를 받아왔다. 인지도 측면에서는 올스타전 덩크 챔피언 출신인 석명준이 앞서있지만, 이 트레이드는 연대 재임시절 아끼는 제자였던 박광재를 데려오기 위한 트레이드로 보는 것이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박광재는 김남기식 10인 로테이션에 익숙해 짧은 출장시간에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김남기 감독의 '색깔 입히기'는 전자랜드와의 1대1 트레이드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상수를 보내고 최승태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것이다. 대표적인 장신가드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최승태는 김남기 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보냈으나 프로 무대 적응 실패와 거듭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모습을 드러내며 재기에 성공했고 아직 젊은 선수인 만큼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물론, 고질적인 부상 악령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전제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오리온스는 정훈(200)-석명준(193)-최승태(189)-박광재(198)를 영입함으로써 팀 장신화에 성공했다. 대체 불가능 자원인 김승현과 주축 백업 가드인 정재홍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들이 185 이상인데다 포워드 평균신장은 190 중반에 육박한다. 로스터에 남은 기존 선수들도 모두 큰 키와 기동력을 겸비한 선수들로 김남기 스타일에 딱 맞는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오리온스엔 하승진도 서장훈도 김주성도 없다. 김남기 감독은 강력한 정통빅맨을 보유하지 못한 팀 전력을 감안해 전 포지션의 장신화와 기동력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으며, 이것이 바로 김남기 감독이 줄기차게 고수해온 지도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풀 타임 프레스 디펜스 & 패스트 브레이크를 주 전술로 삼아 토털 바스켓을 추구할 계획인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런 김남기의 도전이 프로무대에서 어디까지 통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KBL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며 모든 팀들이 외국인선수 중심으로 전술을 수립한다. 그러나 김남기식 농구는 특정선수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로스터 내의 모든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근본적인 발상부터 '대세'에 역행하는 셈이다. 물론 체계적인 훈련으로 조직력을 끌어올린다면 수비 전술의 달인이자 원 포제션 게임의 귀재인 김남기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반대로 외국인 선수의 능력을 제한하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팀내 최고 선수인 김승현의 역할 역시 축소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막연하게 김남기의 선택이 옳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뿐만 아니라 팀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이 잦은 편이고, KBL 전체 경기수가 54경기에 달하는 장기레이스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일반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팀들도 시즌 종료를 앞두고 선수들의 체력저하와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코트 위에서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김남기식 농구의 체력적인 부담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러 면에서 김남기 감독의 도전은 무모한 것처럼 보인다. 김승현 없이 18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 처음으로 지도하는 외국인 선수, 기존 선수들과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호흡 문제 등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라 할지라도 김남기 감독은 늘 앞만 보고 결코 멈추지 않는 지도자였다. 오리온스에서의 도전이 아집이나 독선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지만, 그의 도전이 또 한 번 한국농구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한국농구 잡설 1 - 외국인 선수 제도 ┗ 한국농구


'외국인 선수제는 왜 한국농구를 망쳤나' - 이준목 기자

"외국 선수 제도 탓하지 말라" - 추일승 감독


매니아에서는 별로 이슈가 되지 못했지만, 알럽과 농갤, 기타 재야 블로그에서는 이준목 기자와 추일승 감독의 대조적인 견해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뭐 결론적으로는 - 예상대로 - 둘 다 까이는 것으로 결말을 맺긴 했지만 말이다. 이준목 기자는 예나 지금이나 알럽 국농게시판의 글을 취합, 편집하여 기사로 재생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욕을 먹었고, 추일승 감독은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빨 감독다운 발언이었다고 까이고 있다. 맥기-리치라는 환상적인 조합을 만들어 준우승까지 차지한 감독 입에서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개인적으로 둘 중 한 명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면 이준목 기자의 손을 들어주긴 할 것이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나는 평소에도 추일승 감독의 학구열과 자신의 농구지식/전술을 일선 지도자들과 공유하려 하는 그의 열린 사고 방식을 흠모해왔던 사람이다. 다만 이번 건에 한해서만큼은 추감독의 견해를 지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 되겠다. (그런 의미에서 추감독의 홈페이지를 소개한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냉큼 가보시라. http://basketkorea.com )

그렇다면 이번 '텐진 참사'의 원인이 전적으로 잘못된 외국인 제도에서 기인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준목 기자의 외국인선수제도 드립도 한국농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속 기사 중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글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현재의 한국농구에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것 만큼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감하는 분위기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를 전후해서 국내 농구관련 웹 사이트/커뮤니티를 비롯하여 각종 언론 기사, 잡지, 비주류 재야 블로거들의 포스트까지 두루 살펴보았는데 대부분 09-10 시즌 개정될 외국인 선수제도를 반기고 있었다. 물론 이참에 아예 외국인선수제도를 폐지시켜야 한다거나, 반대로 가드 1명 센터1명을 뽑아 가드 포지션에서도 무한 경쟁이 펼쳐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과격한 의견도 있었지만 말이다. 급진적인 개혁을 원하는 팬들에겐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만, 2인 보유 1인 출전으로 개정된 것만으로도 '우선은'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분명 저 위의 높으신 분들 중엔 이마저도 반대하는 분들이 분명 존재하고도 남았을테니 말이다.

농구 하는 것을 즐기고 경기장도 제법 자주 찾아가는 농구팬의 입장에서 피트 마이클과 크리스 윌리엄스, 단테 존스같은 뛰어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관전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행운이었다. 그러나 차원이 다른 이들의 플레이를 즐기는 것에 취해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90년대에 태어나 2000년대에 KBL을 보고 자란 어린 농구팬들은 손이 부러지고 얼굴이 찢기면서도 팀을 최종전까지 이끌며 KBL의 유일무이한 준우승팀 MVP로 선정된 허재의 플레이를 상상할 수 있을까? 매 경기 2,30점을 집어 넣으며 외국인 선수와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조성원같은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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